이달의 수술 “환자분이 술을 끊는다면, 수술을 하겠습니다.”
History
“환자분이 술을 끊는다면, 수술을 하겠습니다.”
환자분은 이전과는 달리 진지하게 고민하는 눈빛입니다. 코가 들숨 날숨의 통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안면부의 오브제로만 존재한지 어느덧 일 년이 다 되어 가니 그럴 만도 하지요. 처음 진료를 봤을 때부터 은근하게 풍기는 알코올 냄새는 오늘도 여전했습니다. 단호한 어투로 환자에게 말을 이어갑니다.
“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지금처럼 술을 계속 마신다면 수술이 아무리 잘 되어도 금세 재발해서 지금 상태로 다시 되돌아갑니다. 그럴 바에는 수술을 안 하는 게 낫습니다. 잠깐 코로 숨 쉬게 만드는 정도는 수술이 아니어도 가능합니다.”
슬쩍 저를 한번 째려보더니
“수술비는 얼만데?”
고개를 숙이고는 머쓱해하시면서 질문으로 긍정의 답을 대신합니다.
“의료보호 1종이신데.... 계산을 한번 해보죠.”
“나도 실비하고 들어 놓은 게 있다고. 수술하는 데는 문제없으니까, 그래 얼만데?”
이렇게 수술 예약을 하셨습니다.
Endoscopic Findings
양측 비강을 가득 메운 비용종이 관찰됩니다. 좌측으로 심한 비중격 만곡 소견도 관찰됩니다.
TROCAR PUNCTURE : 상악동 천자
비용종이 상악동을 가득 메우고 있을 때, 비용종이 붙어있는 위치에 따라서 코 안쪽으로 만 접근하여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. 과거에는 가벼운 축농증만 있어도 협부 점막에 기다란 절개를 넣은 뒤 상악동 앞쪽 뼈에 구멍을 내어 접근하여 상악동 안쪽을 수술했습니다. 현재는 역전성 유두종처럼 악성 같은 양성종양이나 술후 협부낭종 혹은 치성낭종 등이 아니고서는 절개 후 상악동 전벽에 구멍을 내는 술식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. 특히 미세흡입절삭기 그리고 트로카 등의 수술기구의 발전으로 절개 없이도 다양한 병변의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.
POSTOP 3wks : 수술 후 3주
다행히 환자분은 수술 후 현재까지 술을 마시지 않고 저와의 약속을 지켜 주셨습니다. 아니 저와의 약속이라기보다는 스스로의 결심을 잘 지켜나가신 거죠. 수술 후에 또 한가지 일이 있었는데, 퇴원약을 복용하면서 심한 윗배 통증이 있으셨어요. 평소 불규칙한 식사와 음주 습관을 고려했을 때 느낌이 좋지 않아 위내시경을 해보시라고 했지요. 그 결과 위궤양으로 진단받고 현재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. 이래저래 고생 중이지만 일단 코로 숨 쉬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계십니다. 코 때문에 그리고 위장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, 기왕 이리 된 거 남은 인생은 술과 담쌓고 많이 많이 건강해지져서 인생 3막 새롭게 시작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. 파이팅! ^^
OPERATION BY 강동훈
VIDEO & PHOTO EDITION BY 강동훈
PHOTO BY #박병성
emoticon : 다음카카오톡: 쿠마군과 미니네코
MUSIC : GREAT MUSICIAN, HENILIOS "I PROMISE"
Image from
"Endoscopic Removal of Sinonasal Inverted Papilloma Including Endoscopic Medial Maxillectomy"
Article in The Laryngoscope 113(5):867-73 · June 2003, 1st, Peter John Wormald
DOI: 10.1097/00005537-200305000-00017 · Source: PubMe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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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PECIAL THANKS TO MR. LEE